두께 — 어디를 맞히느냐가 각을 정한다
당구에서 '두께'는 수구가 목적구의 어느 부분을 맞히는가를 말한다. 정면으로 맞히면 두껍고, 스쳐 지나가면 얇다. 이것 하나가 두 공이 갈라지는 각도를 전부 결정한다. 원리는 단순하다. 두 공이 닿는 순간, 목적구는 두 공의 중심을 잇는 선 방향으로 나간다. 무엇을 어떻게 쳤든 이 방향은 바뀌지 않는다. 그리고 회전이 없다면 수구는 그 선과 직각 방향으로 갈라진다. 즉 두 공이 이루는 각은 언제나 90도다. 그래서 겨냥은 목적구를 보는 것이 아니라 가상의 공을 보는 것이다. 목적구를 원하는 방향으로 보내려면, 그 방향의 반대쪽에 수구가 놓여야 할 자리가 하나 정해진다. 그 자리에 공이 하나 놓여 있다고 상상하고, 그 가상의 공을 향해 수구를 보낸다. 초보자가 목적구를 똑바로 보고 치면 거의 언제나 두껍게 맞는 이유가 이것이다 — 겨눠야 할 곳은 목적구가 아니라 그 앞이다. 두께의 기준점 몇 개를 몸으로 외워 두면 나머지는 사이를 채우는 일이 된다. · 정면(두께 1) — 목적구는 곧장 가고, 수구는 그 자리에 선다. · 1/2 두께 — 목적구는 수구 진행 방향에서 약 30도 꺾여 나가고, 수구는 60도로 갈라진다. · 얇게 스침 — 목적구는 거의 옆으로 밀려나고, 수구는 원래 방향을 거의 그대로 유지한다. 90도 법칙에는 조건이 있다. 회전이 없을 때다. 아래쪽을 치면 수구가 뒤로 끌리면서 갈라지는 각이 넓어지고, 위쪽을 치면 앞으로 따라가면서 좁아진다. 그래서 두께와 당점은 따로 배우고 함께 쓴다. 다음 장이 그 당점이다.
당점 — 팔로우, 드로우, 그리고 던짐
당점은 큐 팁이 수구의 어디를 때리는가다. 가죽 팁과 초크가 생기기 전에는 중심밖에 칠 수 없었고, 중심을 벗어나 칠 수 있게 된 순간부터 당구가 지금의 게임이 됐다. 【위아래 — 팔로우와 드로우】 중심보다 위를 치면 수구에 전진 회전이 걸린다. 목적구를 맞히고 나서도 앞으로 따라간다. 이것이 팔로우(밀어치기)다. 중심보다 아래를 치면 역회전이 걸려, 맞고 나서 뒤로 끌려 온다. 드로우(끌어치기)다. 여기서 초보자가 자주 오해하는 것이 있다. 중심을 정확히 쳤다고 해서(스턴) 수구가 맞는 자리에 딱 서지는 않는다. 공은 굴러가는 동안 천과의 마찰로 자연스럽게 전진 회전이 붙는다. 그래서 거리가 멀수록 스턴으로 쳐도 앞으로 조금 나가고, 진짜로 뒤로 끌려면 그 자연 회전을 이길 만큼 아래를 쳐야 한다. 가까운 거리에서는 드로우가 잘 먹고 먼 거리에서는 잘 안 먹는 이유가 이것이다. 【좌우 — 히네루와 던짐】 중심의 옆을 치면 옆 회전이 걸린다. 한국 당구장에서 흔히 '히네루'라고 부른다. 옆 회전은 두 가지 일을 한다. 하나는 쿠션에서 각을 바꾸는 것(다음 장), 다른 하나는 맞은 공을 옆으로 밀어내는 것이다. 이것을 '던짐'이라고 한다. 던짐의 방향은 직관과 반대라서 자주 틀린다. 오른쪽 당점을 주면 수구의 앞면은 왼쪽으로 돌아가고, 접촉면의 마찰이 목적구를 그 방향으로 끌고 간다. 즉 오른쪽 회전을 주면 목적구는 왼쪽으로 던져진다. 당점을 준 쪽이 아니라 그 반대쪽이다. 던짐의 크기에도 한계가 있다. 두 공 사이를 옆으로 미는 것은 마찰이 하는 일인데, 마찰은 두 공이 서로 미는 힘을 넘을 수 없다. 그래서 얇게 맞을수록 던짐도 작아진다. 얇게 스치면서 목적구를 회전으로 크게 휘게 만들 수는 없다. 이 상한을 모르면 '회전을 주면 뭐든 된다'고 착각하게 된다. 【당점의 한계】 가장자리로 갈수록 회전은 커지지만, 너무 바깥을 치면 팁이 미끄러진다. 미스큐다. 그래서 실전에서 쓰는 당점은 공 반지름의 절반 남짓까지이고, 그 바깥은 계산이 아니라 사고다.
쿠션 — 순회전과 역회전이 갈라놓는 것
쿠션에 맞고 나오는 각은 '입사각 = 반사각'이라고 배운다. 그것은 회전이 없을 때만 맞는 말이고, 실제 경기에서 그렇게 치는 경우는 드물다. 중요한 것은 옆 회전이 쿠션의 접선 방향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화면의 좌우가 아니라, 공이 맞은 그 벽을 따라 흐르는 방향이다. 왼쪽 벽과 아래 벽은 같은 회전이라도 미는 방향이 반대가 된다. 이것을 헷갈려서 벽마다 부호를 다르게 두지 않으면, 네 쿠션 중 한 면에서만 맞고 나머지 셋에서는 엉뚱하게 튄다. 여기서 갈라지는 것이 순회전과 역회전이다. 기준은 접촉점에서 공 표면이 도는 방향과 공이 벽을 따라 흐르는 방향이 같은가다. · 순회전 — 같은 방향. 공이 쿠션을 타고 미끄러지듯 흘러 나온다. 각이 벌어지고 공이 산다. · 역회전(역맥이) — 반대 방향. 공이 쿠션에 물린다. 각이 짧아지고 공이 죽는다. 실제 경기에서 눈에 가장 크게 띄는 차이가 이것이다. 같은 지점에 같은 세기로 넣어도, 순회전이면 길게 뻗고 역회전이면 짧게 꺾이면서 속도까지 잃는다. 역회전이 각을 더 크게 바꾸는 대신 공을 죽인다는 맞바꿈을 아는 것이, 포지션을 만드는 기술의 절반이다. 그리고 회전은 쿠션을 지날 때마다 줄어든다. 처음 쿠션에서 크게 작용하고 두 번째, 세 번째로 갈수록 약해진다. 3쿠션에서 계산이 어려운 이유가 여기 있다 — 세 번의 쿠션이 같은 조건이 아니다. 한 가지 더. 쿠션을 지나면서 공이 들어올 때보다 빨라질 수는 없다. 당연한 말 같지만, 회전이 각을 벌리는 효과만 계산에 넣고 이 한계를 빼먹으면 쿠션을 지날수록 공이 빨라지는 이상한 결과가 나온다. 실제로 이 사이트의 당구 엔진을 만들 때 처음 밟은 함정이 그것이었다. 회전은 방향을 바꾸는 것이지 힘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다.